지금 가을의 산과 들은 온통 열매천지입니다. 냇물이 흐르는 동구 밖에서 여러분은 빨간 감이 가을볕에 익고 있는 아늑한 산골 동네를 보셨을 것입니다. 다람쥐가 재주를 넘는 그 높은 바위산 밑에 굵은 밤송이들이 커다란 아귀를 쩍쩍 벌린 모습들은 보셨을 것입니다. 우리가 만일 이 열매의 열정을 읽을 수 있다면 내 인생의 익은 열매를 생각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일생을 한 그루의 나무에 비한다면 우리는 저마다 일생을 통해서 가을 나무처럼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저 작은 씨로부터 시작해서 한 그루의 나무가 될 때까지의 긴 과정처럼 우리도 그렇게 자라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