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운영하는 무료 결핵 요양소에 k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요양소에 온지 1년이 다됐지만 그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누는 법이 없었다. 그가 살아온 삶의 여정이 아무도 믿고 대화를 할 상대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 듯 했다. 매일 침대에 누워 창밖을 내다보며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에게 어느 날 손님이 찾아왔다. 근처 교회의 집사였다. '형제님! 예수를 믿으시죠. 평안과 기쁨이 옵니다.' '예수? 웃기지 마소. 난 피곤하니 돌아가시오.' 집사는k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예수를 믿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마음은 너무 굳어 있었다. 집사는 결국 포기를 하고 문을 나서려 했다. 그때였다. k가 집사를 불렀다. '이봐요. 아주 추워요.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을 내게 줄 수 있나요? 그걸로 몸을 좀 덮어줘요.' 집사는 잠시 당황했다. 그러나 곧 예수님을 생각하고 자기 옷을 벗어k의 몸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조용히 방을 나서려 했다. 그때 다시k가 그를 불렀다. '이봐요. 당신이 갖고 있는 성경책으로 내 머리를 고여 줘요. 베게가 너무 낮군요.' 집사는 그 말대로 한 후 다시 방을 나서려 했다. 다시k가 불렀다. '이봐요. 너무 덥군요. 이제 옷을 다시 치워줘요.' 집사는k의 몸을 덮은 옷을 걷어 옷걸이에 걸고 발길을 돌렸다. '이봐요.' 다시k가 불렀다. 집사는 드디어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솟았다. 몸을 홱 돌려 한마디 하려던 집사는 그만 놀라고 말았다. k의 말 때문이었다. '당신 같은 사람이 믿는 예수라면 나도 한 번 믿어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