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고려대 총장이었던 홍일식 씨가 미국에 갔을 때 하루는 한국인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당에 손님이 많은 것을 보고 그는 주인에게 넌지시 “장사가 잘 되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갑자기 주인이 어두운 표정으로 “장사가 잘 되면 뭐합니까?” 라고 대답하면서 한숨을 지었다. 사연을 듣고 보니 그 지역 흑인 불량배들이 이틀이 멀다 하고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돈을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난 홍일식 씨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주인에게 한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특별한 날을 하루 정해 놓고 노부모를 모시고 오는 흑인에게는 원하는 만큼의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한국에 오랜 전통임을 그들에게 알려 주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험상궂게 생긴 흑인들에게 그런 방법이 통할 리가 없다고 생각한 주인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몇 년 후, 미국을 방문한 홍일식 씨가 그 음식점을 찾았을 때 음식점 주인은 그를 무척 반기면서 그간의 일을 자세히 얘기해 주었다. 흑인들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자 주인은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홍씨의 제안을 실행해 보았다고 했다. 포스터를 붙이고 광고를 내어 널리 그 행사를 홍보하였는데 행사 당일이 되자 정말 식당 안은 노부모를 모시고 온 흑인들로 가득 들어찼다. 주인은 약속대로 무료로 음식을 제공했고 그 반응은 엄청나게 좋았다고 했다. 그 일 이후 흑인들의 행패가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다른 동네의 흑인들이 들어와 행패를 부릴 때면 그 지역 흑인들이 달려와 보호해 주기까지 했다고 하였다. 그는 홍일식 씨에게 연거푸 고맙다는 말을 전하면서 앞으로 그런 행사를 정기적으로 할 생각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